“80년 광주가 보여준 것은 부당한 국가폭력에 대한 항거이자,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였습니다. 군인들의 총칼에 당당히 맞서고, 시민군을 위해 주먹밥을 나눠준 이들의 희생이 진정한 광주정신입니다. 대중이 광주와 5·18을 기억하는 것은 이러한 감동 때문입니다. 평범한 시민들의 소소한 이야기, 무명 작가들의 실험정신 가득한 작품들과 함께 새로운 시대에 맞는 광주정신을 만들고 싶습니다.”
광주시 동구 남동 문화전당로 23번길 1번지, ‘메이홀’이라고 쓰인 작은 푯말을 따라가면 83㎡(약 25평) 4층 규모의 아담하고 이색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커피와 와인을 마시며 동서양의 다양한 음악과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공간, 바로 메이홀이다. 멋스러운 중절모에 회색 스카프 차림으로 나타난 임의진(46) 메이홀 관장은 자신을 ‘순례자’라고 소개했다. 뿔테 안경 너머 서글서글한 눈매가 무척 편안하게 느껴졌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목회자의 길을 선택했지만 어느 한 가지로만 규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특히 어렵고 힘들 때마다 위로가 되는 음악을 좋아했고, 그중에서도 제3세계 음악으로 분류되는 남미 음악을 오래전부터 듣고 있습니다.”
20대부터 여행을 시작해 세계 여섯 대륙을 모두 다녀온 임 관장. 그는 여행 중 알게 된 남미음악을 선곡해 지난 2002년 ‘여행자의 노래’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처음 출시했고, 이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오는 5월 12일부터 EBS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일반 대중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남미음악 등 다양한 음악을 소개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방송촬영팀과 한 달간 쿠바, 멕시코, 아르헨티나를 다녀온 그는 남미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남미 국가들이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부도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금융자본이 전 세계를 지배하며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져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남미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자유롭고 민주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모습도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80년 광주처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임 관장은 자유로운 공간에서 ‘친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목회의 길을 걷는 목사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서도 성스러운 모습을 발견합니다. 또한, 권위를 앞세우며 군림하기보다 누구든지 거리낌없이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내 옆에 있고, 내가 원하면 만날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 메이홀도 그런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글·사진=양세열기자 hot@
광주시 동구 남동 문화전당로 23번길 1번지, ‘메이홀’이라고 쓰인 작은 푯말을 따라가면 83㎡(약 25평) 4층 규모의 아담하고 이색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커피와 와인을 마시며 동서양의 다양한 음악과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공간, 바로 메이홀이다. 멋스러운 중절모에 회색 스카프 차림으로 나타난 임의진(46) 메이홀 관장은 자신을 ‘순례자’라고 소개했다. 뿔테 안경 너머 서글서글한 눈매가 무척 편안하게 느껴졌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목회자의 길을 선택했지만 어느 한 가지로만 규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특히 어렵고 힘들 때마다 위로가 되는 음악을 좋아했고, 그중에서도 제3세계 음악으로 분류되는 남미 음악을 오래전부터 듣고 있습니다.”
20대부터 여행을 시작해 세계 여섯 대륙을 모두 다녀온 임 관장. 그는 여행 중 알게 된 남미음악을 선곡해 지난 2002년 ‘여행자의 노래’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처음 출시했고, 이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오는 5월 12일부터 EBS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일반 대중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남미음악 등 다양한 음악을 소개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방송촬영팀과 한 달간 쿠바, 멕시코, 아르헨티나를 다녀온 그는 남미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남미 국가들이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부도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금융자본이 전 세계를 지배하며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져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남미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자유롭고 민주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모습도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80년 광주처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임 관장은 자유로운 공간에서 ‘친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목회의 길을 걷는 목사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서도 성스러운 모습을 발견합니다. 또한, 권위를 앞세우며 군림하기보다 누구든지 거리낌없이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내 옆에 있고, 내가 원하면 만날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 메이홀도 그런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글·사진=양세열기자 ho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