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홍鴻의 영적인 작품들과 마법의 체현...
오! 이제부터 광주 여성미술판의 간판 마법사, 주홍 작가의 개인전이렷다. 민중가수 김원중 달거리공연을 비롯하여 곳곳의 문화판에서 그녀의 활약은 가히 무협지 수준이다. 새해부턴 성균관대 대학원의 융합미술을 개척해가는 객원교수로 막중한 사명도 덧보태졌다.
그녀는 16번의 촘촘한 개인전을 잇다가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었다. 이번 전시는 그래 수년 만에 선보이는 응집된 심층의 결과물들이다. 이번 전시엔 풍부한 영감을 나눠줄 인물들에 대한 시공을 초월한 조우를 맺어줄 작정이다. 주작가는 매개자, 영매자, 마법사로 변신했다. 영적 몰입도를 통해 찍어낸 수많은 점으로 구성된 영감의 무늬를 통하여 육화된 영감적 인물들과 우리를 만나게 해주고 싶어 한다. 그녀만의 점묘법은 물끄러미 바라보다 돌진하게 만드는 이미지의 방사요 창작자(Auteur)의 선동과 초월, 현실과 무의식에 다름아니다.
그녀의 큰 언니는 5.18 주먹밥 아줌마의 실제 주인공이었으며,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5. 18 여고생일기>의 주소연은 둘째언니다. 어느 가정보다 화목한 1남 5녀의 연결망을 통하여 자랐던 그녀는 5월이라는 국가폭력, 가난이라는 가정환경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다. 푸르게 가꾸어낸, 기러기들의 다정한 사원. 주홍의 홍은 기러기 홍자가 아니런가. 5월의 그녀에게 붉은 덧칠을 했던 이들은 주홍글씨의 주홍이 아니라 기러기 홍의 주홍임을 알아차려야 할 것이다. 주홍 작가는 어느덧 전국적이고 세계적이 되었다. 인도 힌두대학의 초빙교수를 거쳐 최근에는 샌드 애니메이션을 통해 EBS 시그널을 비롯 아리랑 TV등에 고정 출연중이며 기업체, 관공서 인적교육 등를 비롯 중요한 일들에 초청되고 있다.
그림 선물을 나누길 좋아하는 그녀는 놀이와 선물이라는 이 매개체를 통하여 이 세계에 빛의 파장들이 번지도록 ‘슈르릉’ 마법을 사용한다. 사실과 허구가 혼합된(Fact-Fiction Mixture) 것으로부터 의미의 중심점(Center of Meaning)을 포착해낼 수 있도록 적절히 조처할 줄 안다. 두 아이를 풍부한 상상력의 예술가로 키우고 있는 그녀를 가까이 보면 볼수록 그녀가 바라는 건 인간성과의 융합, ‘현실을 꿋꿋이 살아내는 이상’이라고 나는 믿는다.
주홍 작가를 보면 어떤 수도회의 이상이라 기억하는 <자신의 삶을 최대한 맑은 눈으로 감사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죄에 맞서 싸우는 일보다 긍정하는 곳으로 발길을 옮기고 싶어진다.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라. 평화를 찾아서 뒤따라가라!” 그래서 그녀와 함께 대화하고 시간을 보내고 나면 모두들 무거운 짐을 벗고 홀가분해진 표정이다. 치유예술가로 불리는 것이 빈말이 아닌 것이다.
주홍 작가의 기러기가 산을 넘어 날아온 이 때, 광주오월의 예술적 승화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메이홀에 벗들이 이렇게나 모였다. 이곳은 호수인가, 영생의 우물가인가. 오! 물맛부터 달아라.
2013. 11. 27 임의진 메이홀 관장 모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