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설 한설
겨울 끝나고 봄볕 나는 듯 하다가 갑자기 내리는 춘설... 춘설이 한설이라 입춘 추위를 대개 매섭다 한다.
마지막 포효와 같은, 삼손의 최후 발악과 같은... 춘설이 분분한 산골짝에서 온돌방을 감사해하는 하루.
남녘교회 목회 시절, 따뜻한 남쪽이라 눈이 잘 내리지 않는 곳이었는데, 기후변화로 차츰 남쪽에 눈소식이
강원도만큼 많아지기 시작했었다. 어느 날 입춘을 맞고 내린 난데없는 춘설에 입이 방그래 해져서
온종일 싸돌아 다니며 삽살개와 놀았던 날을 잊지 못한다. 나의 데칼로그! 그 첫째도 둘째도 재미있게 살기!
봄같은 당신이 내 가슴에 찾아오기까지 많은 시련들이 있다. 시련조차 즐겁고 반갑다. 이 눈이 녹으면
눈 녹은 물에 얼굴을 씻은 보드라운 새싹들이 얼굴을 내밀 것이렷다. 그날을 생각하며 춘설을 즐긴다.
(에큐메니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