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꺠춤 임의진, 떠돌이 별이 머무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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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
글쓴이 : master 날짜 : 2020-03-04 (수) 16:10 조회 :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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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

 

요새 가장 실세라면 신인 트로트 가수 송가인이라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공연 행사가 죄다 취소되어 파리 날리겠지만 이미 벌어 놓은 돈이 솔찬하겠다. 이 글을 혹시 본다면 사인본 음반이라도 보내주슈! 송가인 손전화기 번호를 딴 사람이라면 실세 중 실세 인정. 그렇지만 사실 나는 이미자의 팬이니까 굳이 팬심을 바꾸고 싶진 않아라. 스캔들 사연이라곤 없는 가수 노사연, 절대로 통통배를 움직이며 해운 사업을 하면 안 되는 배철수, 잠이 너무 많은 트로트 뽕짝의 여신 이미자. 누구 말마따나 잠이 보약이고 잠이 최고여서 이름도 이미자 여사님.

사회적 거리를 두라길래 집에 가만히 있는데, 막걸리를 받아놓고 파전 김치전 매생이굴국 끓여먹으면서 국가 지침 준행하며 지내고 있다. 살이 찐다. 확진자가 아니라 확찐자. 이 사태가 끝나면 살부터 빼야한다. 심심하니 늘어진 테이프도 당겨서 들어보고, 시디 엘피 음반도 꺼내서 닦는다. 아는 사람은 아시겠지만, 월드뮤직 선생 소리를 듣고 사는 이 몸. 그러나 남도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즐겨 듣고 부르는 노래는 KBS 가요무대에 등장하는 구수한 옛 노래들이다. 산 너머 남촌에는, 마포종점, 향기 품은 군사우편, 과거를 묻지 마세요, 목포의 눈물, 번지 없는 주막, 동백 아가씨, 추억의 소야곡, 삼다도 소식, 하숙생, 단장의 미아리 고개, 홍도야 울지 마라도 좋아한다.

돌아가신 형님의 외아들 조카가 이번에 섬 학교로 발령이 났다. 비금도, 멀기도 한 섬이다. 섬마을 선생님들이 된 거다.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을 틀어놓고 가사를 음미한다. “구름도 쫓겨가는 섬마을에 무엇하러 왔는가. 총각 선생님. 그리움이 별처럼 쌓이는 바닷가에 시름을 달래보는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를 마오.” 찬송가보다 뽕짝을 더 좋아했던 나는 밖에선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교인들에겐 많은 미움을 사는 거 같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교주가 될 팔자는 절대로 아닌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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