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꺠춤 임의진, 떠돌이 별이 머무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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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진의 시골 편지] 귀뚜라미 동학/ 경향신문
글쓴이 : master 날짜 : 2015-12-02 (수) 14:39 조회 : 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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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동학 



신종 댓글부대에 이어 구종 백골단까지 화려한 휴가 작전. 촌동네엔 새마을 바람도 살랑살랑. 새마을 쪽은 기름진 영토겠구나. 이미 새마을인데 더 광을 낼라치면 헤고 닳아져 찢어질 지도 모르는데. 
“어뜨게 살다 봉게 시상이 돌고 돌아 지자리요. 괴기밥을 잔(좀)  묵어야 쓴디 시말테기(힘)가 한테기 없응게로 동학군 모냥 밀리고 자빠지재. 궁민들 데모도 원천봉쇄 못하게 하믄 그거시 어뜨게 민주주의 나라랍디여. 거시기 거 농사짓는 어르신 아즉 의식도 없다시등마. 우리한테는 물어보지도 않고 에프티에인가 에프킬란가 그거슬 중공이랑 해부리고.” 눈을 게슴츠레 뜬 누구가 추어탕집에서 유사를 치르다가 일장 연설. 바람이 차갑게 불더니 눈발이 제법 날렸다. 이맘때 앞바다에 섰을 장흥과 해남의 동학군들을 생각했다. 앞바다에서 깐죽대던 왜선을 물리치고 돌아오니 이제 관군이랑 맞서 싸워야 하는 형국. 

정치인들을 가득 실은 버스가 고갯길에서 추락, 밭을 갈던 농부가 달려들어 사태 수습. 고인들을 땅에 잘 묻어주었단다. “살아있는 분은 안계시던가요?” 도착한 기자들이 묻자 “몇은 숨이 달려 계시등만유. 어서 구해달라구유. 근데 그 말을 당최 믿을 수가 있어야지유.” 농부의 복수극인가. 웃자고 하는 소리니 죽자고 달려들진 마시길. 

귀뚜라미는 사람이 보이면 울음을 그친다. 귀뚜리는 자기들끼리만 있을 때 서럽게 울지. 가으내 울던 귀뚜리가 보이지 않자 겨울임을 나는 알았네. 귀뚜라미 대신 귀뚜라미 보일러가 한 집 건너 왱하니 울고 있어라. 사람도 사람들끼리 만나 서럽게 울고 싶은 때가 있다. 단체로 울고 싶을 때 사람들은 광장으로 집결하는 것이다. 귀뚜라미를 닮은 사람들, 서러워 울고 외치는 사람들, 어쩌면 귀뚫라미인지도. 막힌 귀를 뚫고 제 사정을 조근조근 들려주고 싶어하는 이들. 이웃의 눈물콧물 사정을 마음 다해 들어주는 것이 인륜이요 도리일 것이다. 동학의 땅. 깡깡하게 맘을 다진 사람들. 꽃단풍 흘러가고 매서운 비바람과 눈보라 치는 날,  시래기처럼 시달리고 매달리며 고생뿐이었던 사람들이 두 눈을 부릅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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