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호남권의 오랜 시민생활 중심지 문화 전당로. 오월 그날의 분수대가 여전한 5.18 민주광장, 언제 거닐어도 가슴 시린 금남로 가로수 길. 녹색 공원으로 조성중인 아시아문화전당이 한데 바라다 보이는 이곳 May Hall. 마음과 뜻을 같이 모은 순례자, 예술 생산자, 든든한 길동무들이 그림 전시와 노래 공연도 겸할 수 있는 소강당을 비롯하여 아담하고 소박한 나눔터를 마련하였습니다.
새 시대에 걸맞는 오월정신, 문화예술의 폭넓은 향유, 예지적 창조가 꽃피어날 지성과 영성의 공간 May Hall은 시민들의 작지만 옹골찬 해방구입니다. 오월과 유월을 지나 뜨거웠던 촛불집회를 통해서 우리는 예술과 변혁, 종교적 영성의 결합이야말로 새 시대의 징표임을 다시금 환기할 수 있었습니다. 묘연한 꿈과 생각, 누가 대신해주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오늘 이곳’ 쓸쓸한 쇄락의 길목에다 우리 희망의 투영물을 놓음으로서 비로소 공존과 동행의 증명을 가질 수 있게 됨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격의 없는 만남, 소통, 나눔, 위로, 평화, 창조의 영성을 채워나가도록 부단히 애쓰렵니다.
민(民) 중심의 자치, 자율, 자각의 시공간 확보는 규모나 행사를 떠나 역사·문화발전의 중요한 추동력을 마련하는 일로서 소중한 정신사적 자산이 될 것입니다. 우리 광주의 문화예술계 및 시민종교사회단체 각 분야의 융성과 조화의 보람찬 근거지로 이 엉뚱하고 신기한 작은 공간 May Hall을 안겨드립니다.
<<의미 안내>>
예술과 인간, 오늘 이곳...?
예술은 인간의 각박하고 싸늘한 일상을 여유롭고 풍요롭게 만드는 창조적 영성의 그림자입니다. 우리가 저마다 인간으로 각별히 여겨지고 존중될 때, 인간됨을 놓지 않고 사랑과 연민을 품게 될 때 비로소 참된 인간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인간화란 보다 나은 인간 사회, 더불어 같이 행복한 세상을 바라는 우리의 염원을 담은 기도입니다. 휴머니티가 넘치는 인간 사회를 우리는 소망합니다. 인간은 이성과 지성, 영성과 감성, 인권과 자유 의지, 사상과 종교의 자유를 신께로부터 부여받은 위대한 존재임을 스스로 인식해야 합니다. 이러한 다층적 각성을 기반으로 다채로운 구도행과 책임 있는 연대가 이루어질 때 우리 사회는 보다 윤기 나고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오늘 이곳...’이라 함은, 어제의 흘러간 과거에 연연하거나 지나친 미래의 낙관과 허황된 전망을 내놓는 잘못 또한 경계하고자 함입니다. 언제나 우리는 오늘 이곳, Now & Here에서 사랑하고 배려하고 생을 불태우며 살아가야 합니다.
May Hall?
만물이 생동하는 5월. May는 일 년 열 두 달 가운데 가장 벅차오르는 의지와 역동의 봄날입니다. 이 푸르고 눈부신 오월과 광주는 떼어놓을 수 없는 인연을 나누고 있습니다. 1980년 오월, 붉은 꽃잎이 떨어지던 현장이 바로 우리 앞의 저 구도청, 문화전당 부지입니다. 그곳에서 주먹밥을 나누며 손에 손을 잡던 의인들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또한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5월 메이데이는 숭고한 축제일입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놀이’와 ‘예술’, ‘배움의 즐거움’과 ‘영적 충만함’을 누리는 축제를 한껏 향유하려 합니다. 또한 이 공간은 5월 어느 날, 인연하여 만날 수 있었습니다. 버려진 채 낡고 허름했던 공간에 생기를 불러일으키고 말끔히 수리하면서 May Hall로 이름 붙였습니다.
<<공간 안내>>
3F 아지트
교통 좋고 아늑한 쉼터 아지트는 항상 향기로운 커피와 와인, 듣기 귀한 월드뮤직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남도 소리를 비롯하여 전 세계 아름다운 음악과 영상, 같이 나누고픈 양서들이 꽂혀있고, May Hall과 인연한 작가들의 예술 작품들과 책, 음반 등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이곳에선 종종 귀한 친구들과 더불어 파티를 열고, 우정 깊은 만남들로 사계절을 달뜨게 할 것입니다. 아지트란 러시아말로 ‘본부’란 뜻입니다. May Hall을 마련한 ‘따뜻한 모임’은 이 아지트를 본부삼아 수시로 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의 시처럼 두 손을 함뿍 적실만큼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는 공간입니다. 안쪽에는 죄고만 사랑방도 있습니다. 문틈으로 스며드는 빛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모든 전등과 의자 하나하나 쓰다 버린 걸 재활용하였으며 이런 빈티지 스페이스에선 오래 묵은 이야기일수록 정겹고 정다운 법입니다.
4F 강당
이곳에선 May Hall을 사랑하는 화가들과 음악인들이 전시도 하고 노래 공연도 엽니다. 전문 작가가 큐레이터로 안내하며 수준 높은 작품으로 공간을 나눕니다. 또한 폴리폰 녹음실과 동행하면서 ‘걸리버 여행기’란 제목의 포크 뮤직 공연도 이루어집니다. 50여명 둘러앉는 소박한 음악회는 규모에 맞게 구성된 적절한 음향시스템과 어우러져 심장을 적실 노래들을 들려 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오월기념교회도 5층 교실과 오가면서 모임을 가지게 됩니다. 오월교회는 ‘성서 연구반’ 중심으로 꾸려지며, 저명한 신학자와 진보적 성서연구를 추구하는 목회자, 신비와 변혁의 영감으로 가득 찬 작가들이 경전여행을 안내합니다.
4.5F 골방
4층과 5층 사이에 골방이 한 칸 있습니다. 천정이 높은 이 방을 복층으로 사다리형 계단을 놓아 아기자기 꾸몄습니다. 마주앉으면 무릎이 닿을 만큼 비좁은 공간이지만 이만큼 재미있는 공간도 없습니다. “골방에 가서 기도하라!”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이곳에선 침묵과 명상, 내려놓음, 마음 깊은 곳까지 살펴보는 내면여행을 하실 수 있는 공간입니다.
5F(옥탑방) 교실
옥상 난간에 나가면 문화전당이 훤히 바라보입니다. 이곳에선 오지고 찰진 문화 얘기들과 살가운 통섭들로 가득 채워질 것입니다. 살아있음의 기척을 느낄 수 있는 드물고 귀한 인연들이 이곳 교실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밤에는 별빛이 촘촘하게 공간을 메우고, 낮에는 고실고실 따스한 햇살이 감도는 이곳 5층 옥탑방엔 어느 아일랜드 시골교회에 걸렸던 작은 프로젝트 유리창이 하나 남향을 비추고 있습니다. 이 작은 유리창은 햇살의 틈샛길로서 바깥의 생생한 소식들을 전해줄 것입니다. 창밖으로 날리는 눈발과 빗물과 사람의 이야기가 예술과 비벼지고 혼화되어 이 공간을 언제나 살아있고 숨 쉬게 할 것입니다.
<<메이홀을 꾸려가는 사람들>>
[따뜻한 모임]
빛고을 광주는 따뜻한 남녘의 살림터입니다. 이곳 광주에 뿌리를 둔 온기 있는 가슴을 지닌 사람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벗들이 한데 어우러져 소통하고 사랑하면서 ‘따뜻한 모임’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를 짧게 줄여 ‘따모’라 부르며, May Hall에 아지트를 두고 지속적인 만남을 가져갑니다. 유래를 찾기 힘든 질주의 시대. 소외와 통제, 차별과 대립의 시대에 잠시 서로를 돌아보고 보살피며 May Hall을 통하여 예민하고 섬세한 인간의 본래 모습을 회복하려 애쓰는 일상의 구도자 모임입니다. 딱딱한 회칙도 없고 회원 규정도 따로 없습니다. 다만 가슴으로 느끼고 허리를 낮추며 작고 보잘 것 없는 꽃들이라도 마음 다해 보살피렵니다.
[오월교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9개 가맹교단 가운데 하나로 에큐메니칼 진보 진영의 소중한 소그룹입니다. “신앙은 복음적이고 생명적이어라. 신학은 충분히 학문적이어라. 교회는 한국인 자신의 교회이어라.” 이상 3대 표어를 깃발로 1935년 암울한 조선에 창립된 최초의 민족 주체·자생·토착 교단입니다. 오월교회는 복음교단과 한 가족입니다. 이 땅에 <5. 18 민중항쟁 기념교회>를 세워 의인의 순교를 기리려 합니다. 오월교회는 미신과 맹신, 취향과 유행에 휩쓸리는 제사적이고 형식적인 예배로서가 아니라 철저히 성서를 밝혀 공부하고 삶에 되옮기는 투신에 집중합니다. 임의진(예수동화 저자), 민영진(대한 성서공회), 오강남(비교종교학자), 김순현(유진 피터슨 메시지 및 본 회퍼 번역가), 김규항(예수전 저자), 한종호(전 기독교사상 편집장), 오충일(복음교회 총회장, 민주당 상임고문) 등 성서연구 강사진을 모시고 <성서연구반>을 열어 진실과 진리의 내밀한 참구와 탐구, 소하고 순한 실천적 행보를 펼쳐나갈 것입니다.
[걸리버 음악여행]
북구 우산동의 폴리폰 녹음실에서 걸리버 소극장이란 이름으로 가지던 포크 음악 공연을 앞으로는 이곳 May Hall서 가지게 됩니다. 난장이 나라 거인 나라를 오가며 여행하는 걸리버처럼 크고 작은 어떤 곳에서나 흥미진진 노래여행은 계속됩니다. 어쿠스틱 포크뮤직을 눈앞에서 나눌 수 있는 공간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아주 가까운 코앞의 만남, 부족한대로 준수한 음향 사운드를 확보하여 May Hall에서 걸리버 음악여행기를 써나가려 합니다. 아울로스 미디어, 폴리폰 뮤직, 리버맨 뮤직 등이 포크 공연을 후원합니다.
[May Hall 미술여행]
강당은 그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그림과 사진, 그리고 설치미술 작품 모두 할 수 있는 열린 갤러리 공간입니다. 전시회가 있는 때는 매일 오후 1시부터 늦은 8시까지 열며,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엽니다. 주홍 작가가 작품 큐레이터로 정성껏 안내해 드릴 것입니다. 2012. 8. 1-10일까지 한희원 그림전 <노래는 강물 되어 머뭇없이 흐르고>를 시작으로 비정기적이지만 귀하고 소중한 미술여행을 함께 떠날 예정입니다.
[May Hall 문화교실]
김해성 수채화 교실, 리일천 사진교실, 주홍 재미있는 현대미술, 고근호 팝아트 이야기, 곽우영 기타교실, 서일권 시민정치교실, 한경돈 아이폰 아이패드 강좌, 최지만 문화사랑방, 임의진 월드뮤직, 인디언 수니 세계민요, 커피 교실, 와인 파티, 꽃필 때마다 다(茶)회, 신진 다큐멘터리 작가모임 영화감상회, 게릴라 가드닝, 게릴라 페인팅, 게릴라 콘서트, 생명과 환경을 생각하는 종교인 모임 등등... 홈페이지에 약속 날짜를 공지하고 진행됩니다.
<물 거름 햇살지기를 찾습니다>
May Hall은 뜻을 공감하고 동행하는 길벗들의 정성어린 후원금으로 운영됩니다. 후원자들은 May Hall의 주인공으로 저희와 함께 세상의 화창한 날을 열어가는 길벗입니다. 물 거름 햇살, 귀한만큼 허투루 쓰지 않겠습니다. 물 회원 매달 1만원, 거름 회원 매달 5만원, 햇살 회원 매달 10만원. 구좌/ 351-0481-5406-73 (따뜻한 모임)/ 농협
